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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르츠파이 | 2011.10.09 14:50 | 조회 8140

    2남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습니다. 3살 때 아버지는 내게 과자를 사준다고 도로를 건너다가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치셨는데 수 년 동안 병원에 입원을 해야 했습니다. 그로인해 나날이 가정형편이 힘들어졌고, 엄마는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자  우리를 두고 떠나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생활이 너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빵공장, 하모니카 공장, 냉장고 만드는 공장, 배타고 고기 잡는 일 그리고 조립식 칸막이 하는 일까지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왔는데 형은 따뜻한 방에 누워서 사과를 깎아 먹고 있었습니다. 나는 일한다고 힘들고 피곤한데 형은 편안하게 쉬고 있으니까 너무 화가 나서 형을 쏘아 붙였습니다. 내 말이 끝나자 말자 형은 사과 깎던 칼로 제 얼굴을 사정없이 휘둘렀습니다. 오른쪽 볼과 목 뒤에서 피가 많이 흘러서 응급실에 실려가 꿰매었지만 얼굴에 큰 상처가 남았습니다.

    세상이 무너지고 형이란 존재가, 형제란 존재가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로 나에게 형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마음의 문을 닫았습니다. 그 이후로 또 한번 다투었는데 18년이 자나도록 형과 외면한체 살고 있습니다.

    얼굴에 상처를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니깐 사람들이 저의 상처만 보고 판단했습니다. 저를 쳐다보는 사람마다 시비를 걸고 싸웠습니다. 얼굴에 대한 원망과 고통에 너무 괴로워서 '제발 꿈이면 좋겠다. 꿈이었으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아내는 나와 어려운 우리 집을 이해해주었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결혼을 하고 조선소에 다니다가 주위에서 환경미화원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직장이 안정적이고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2009년 12월에 환경미화원에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험장에서 김진호 집사님과 배영일 형제님을 만났습니다. 전날 윗몸일으키기를 너무 많이 해서 복근을 크게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사력을 다하는 모습, 모래주머니 들기 시범을 보여 주면서 열심히 설명하시는 모습, 같이 온 동료에게 끝까지 응원해 주고 힘이 되어 주는 모습에 호감이 갔습니다. 우린 그렇게 인연이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시험에 떨어졌습니다.

    처음에는 환경미화원 시험 합격에 대한 정보를 알려고 교회에 갔는데 금방 모든 것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난 실망하고 전화도 안받고 방에 있으면서 밖에서 일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나를 포기하지 않은 집사님의 도움으로 이희택 목사님과 만나서 교제를 했습니다. 그렇게 교회를 나오다가 예수님이 모든 인류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손과 발이 못박히셨고, 예수님의 보배로운 피로 눈보다 희고 깨끗하게 나의 죄를 씻어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의인이 되었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정말 평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 "나는 의인이다." 라는 말을  30번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구원을 받고 본격적으로 환경미화원이 되기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준비했습니다. '난 의인이야. 예수님이 내 안에 계셔.' 라는 마음이 드니 혼자 마라톤을 해서 가파른 길을 올라도 힘이 들지 않았습니다. 5개월이 흘렀습니다. 교회의 박규식 형제님과 김재현 형제님도 이번 미화원 시험에 응시한다고 했습니다. 김집사님이 " 교회 형제들이랑 같이 운동하면 좋을텐데."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이후로 형제들과 같이 운동하고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목표로 나아갔을 때 우린 친형제 그 자체였습니다.

                               

    "너희가 이방 가운데에서 저주가 되었었으나 이제는 내가 너희를 구원하여 너희로 축복이 되게 하리니 두려워 말지니라 손을 견고히 할지니라(스가랴8:13)"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일하실까 하노라 여호와의 구원은 사람의 많고 적음에 달리지 아니하였느니라.(사무엘상14:6)"

    말씀과 기도 덕분에 우리 3형제는 2010년 313명이 응시한 공개채용 환경미화원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나의 얼굴의 상처도, 마음의 깊은 상처도 어루만져 주시고 축복과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원망하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교회와 복음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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